영화에비친세상

월드 워 Z(World War Z, 2013)

센타우리인 2013. 8. 4. 09:52

 

 

제목: 월드 워 Z(World War Z, 2013)

출연: 브래드 피트, 미레일리 이노스

감독: 마크 포스터

 

 난 호러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무서움이 많기도 하고 타는 긴장감을 즐기는 편도 아니다. 또, 피가 난무하는 슬래쉬 무비도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어디선가 사람들은 경제 상황이 안 좋을때 공포 영화나 잔혹한 영화를 더 본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그말이 사실인지 아니면 그런 생각 때문인지 하는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때는 공포영화를 보게 된다. 이열치열 이런 심리를 이열치열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나약한 심성이  이유일까.

 

 암무튼 이렇게 특정한 이유가 없으면 공포영화는 잘 안보는 나도 좀비 영화는 가끔씩 보는 편이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 내부에 적이 있거나 공포의 대상이 바로 우리 자신일때 가장 무서운 법이다. 좀비 영화는 공포의 대상이 바로 우리 자신이 변한 존재라는 점에서 더 흥미로운 것 같다. 사실 모든 영화속 적은 우리 자신이고 우리 내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좀비 영화가 재미있는 이유는 지금 우리를 공격하는 좀비들이 얼마전까지 우리의 친구, 가족들이라는데 더 공포를 느끼고 아이러니를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월드 워Z는 인류를 멸망케하는 적을 바이러스에 걸린 인간들로 설정함으로써, 좀비 영화와 바이러스 재난 영화를 믹스하고 하고 있다. 빠른 영상전환과 화면 가득히 위험하게 흔들리는 액션신들은 힘있게 관객들을 몰아 부친다. 영화는 은퇴한 유엔 조사관인 브래드 피트의 바이러스 역학조사 여정을 따라 한국 평택 미군기지, 이스라엘 예루살렘,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며 마무리 된다. 우리나라 나이로 쉰에 접어든 브래드 피트는 머니 볼에서 보여준 이지적인 중년의 이미지에 강인한 투사의 이미지(트로이에서 보여준 전사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까지 얹어 배우로서의 연기 스펙트럼이 더 넓어 진 것 같다.

 

 스토리로 보면 '월드 워 Z'는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이다. 그런데 그 반전이라는 것이 약간 허무 개그와 닮아 있는 것처럼 느껴 졌다. 관객들이 기대하는 인물과 기대하는 상황을 허무하게 반전시키는 영화의 전개는 흥미를 주지만 반복되면서 관객들에게 피로함도 같이 주는 것 같다. 바이러스로 인한 인류멸망론에서 한걸음 나아가 바이러스 좀비에의한 인류 공격물(?)은 좀비 영화의 변종이지만 우주 외계 생명체에 의한 인류 멸망 영화와 마찬가지로 병균에 의한 인류 식민지화라는 상상 이상의 쇼킹한 내용의 영화이기도 하다. 바이러스가 변종되고 변이되고 진화하는 것 처럼 쟝르 영화들도 서로 융합되고 컨버젼스 되면서 기존 쟝르를 계속 진화시키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