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한민
배우: 박해일, 류승룡, 김무열, 문채원
요즘의 한국 영화들은 강렬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김치처럼 맵고 짜다. 가벼운 영화를 선호하는 내겐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관객의 발길을 끌려면 잘 만들어진 드라마 이상의 뭔가 필요하다. 현재의 한국영화들이 완성도에서 외국영화들보다 낫다고 생각하지만 선뜻 발길이 가지 않은 것은 왜 일까..송강호와 맷 데이먼 중에 고르라면 맷 데이먼을 보고 싶은 것도 이유가 될까..써니와 트랜스포머 중 고르라면 트랜스포머를 고르는 것과 같은 이유일까..영화는 꿈을 담을 수 있는 최상의 매체이다. 단돈 몇천원에 마약과 같은 꿈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한국영화엔 꿈보다 현실이 너무 많이 서려 있다. 또 한가지, 사람들은 스크린에서 배우를 보기 보다는 스타를 보기 원한다. 한국배우들 중 소피 마르소나 톰 크루즈처럼 화면에 등장하는 것 만으로도 관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인물이 있나..
'최종병기 활'을 보게 된것은 순전히 운이다. 해리포터나 트랜스포머 같은 블록버스터들의 공세가 뜸한 어느 일요일 오전, 볼 영화를 찾다가 '최종병기 활'을 보게 되었다. '최종병기 활'엔 최고의 무기가 활이란 의미가 들어 있다. 비록 제목을 유명 애니에서 빌려왔지만 그것만으론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최고의 무기가 활이라는 명제를 증명하기엔 영화가 '활' 자체에 할애하는 시간이 다소 짧다는 느낌이다. 활이 등장하는 사극액션 정도가 이 영화의 정체성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암튼 생소한 활을 소재로 이제껏 한국영화에선 잘 볼 수 없었던 스피디한 액션을 보여 주기에 불만은 없다. 다만, '원티드'의 휘는 총알이라든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저격수 신같은 모방장면들이 군데군데 들어 있는데, 좋게 생각하면 이런 장면들은 활이란 무기의 특성을 설명하는데 필요한 장면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역시 다른 영화의 장면을 너무 많이 차용하다보니 '라스트 갓파더'의 짜집기 수준은 아니더라도 약간의 불편한 생각은 가지게 된다.
모든 기술이 그렇고 모든 기능이 다 그러할테지만, 특히 무예는 전문가가 되기까지 많은 수련을 쌓아야 된다. 그 전문가 중에서도 최고가 될려면 피나는 고통의 수련시간을 거쳐야 함은 물론 재능도 있어야 가능하다. '바람의 파이터'에서 배달이 최고의 무술가가 되기 까지 산속 수련 장면이 영화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것처럼 최종병기 활에서도 '남이'의 활솜씨가 신궁이라 불릴때까지의 수련과정이 영화에 좀 더 담겼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또 하나 영화에서 아쉬웠던 것은 호랑이가 등장하는 CG신인데 호랑이가 절벽에서 뛰어 내려 사람을 물고 이러저리 고개를 흔들어 해치는 장면이 있다. 근데 그 호랑이의 머리 움직임이 '쥐라기 공원'에서 보았던 공룡 즉 파충류의 움직임과 비슷해 보였다. 실제로 호랑이가 먹이를 공격하는 모습을 본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 그런 움직임이 틀렸다 라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파충류와는 달리 포유류 대형 포식동물들의 움직임은 동물의 왕국의 사자나 표범 모습들에서 보이는 것처럼 머리를 좌우로 흔들지 않고 한번에 먹이감의 급소를 물은 다음 사냥감이 숨을 멎을때까지 놓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다. 아무리 CG라고 하더라도 세세한 장면까지 좀 더 신경썼더라면 훨씬 리얼리티가 살아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우리는 활에 대한 막연한 신성함을 지지고 있다. 활을 잘 쏘기로 유명한 역사의 위인들 이야기를 어릴적 부터 들은 탓도 있을테고, 현대에 와서는 울림픽등에서 양궁 승전보를 통해 힘들었던 시기에 잠시나마 힘을 얻었던 기억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최종병기 활은 그런 한국인이 가지는 활에 대한 감정을 영화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무예 자체를 영화의 주제로 삼은 희소성을 인정받아도 좋겠다. 그러나, 앞서 얘기한 다른 영화에서 차용한 장면이 너무 많기도 하거니와 '남이'를 연기한 박해일의 카리스마가 영화 전체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잘 만들어진 영화의 범주에 넣기엔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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