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비친세상

론 레인저(The Lone Ranger,2013)

센타우리인 2013. 7. 7. 23:45

 

 

 

조카들 휴대폰도 바꿔 주고, 영화도 봐야 하고 아침에 서둘러 집을 나섰다.

조조 할인은 영화를 싸고 쾌적하게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월드 워z'를 볼려고 생각했으나, 시간을 착각해서 우리가 도착한 시간에 단골영화관에서 볼 수있는 영화는

'감시자'와 '론 레인저' 뿐이었다.

 조니 뎁이 나온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는 '론 레인저' 표를 사고 10분 정도 늦게 입장 하였다.

 별로 기대는 안 했지만, 별로 기대 안한 대로 영화는 별로 였다.

 초반부 열차 폭주신과 마지막 액션 신 정도만 기억에 남는다.

 149분이나 되는 러닝타임도 부담스러웠다.

 

 조니 뎁이 연기한 캐릭터는 분명 캐러비안 해적의 연장선에 있으며 조니 뎁 고유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러나, 매력적인 캐릭터일지라도 캐러비안의 해적에서 통하는 캐릭터가 모든 영화에 통하는 것은 아니다.

서부 영화는 영화 초창기부터 쟝르영화의 대표적 줄기이자 주인공 캐릭터들이 대리석처럼 정형화 되어 있는 영화 쟝르이다.

수퍼 히어로 영화가, 발달된 영화 테크롤러지에 힘입어 양산되기 전 서부를 누비던 정의의 건맨들은

서부영화 쟝르의 대표적 캐릭터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용서받지 못한 자'로 자기파괴를 성공적으로 시도하기까지

마초적 이미지와 속사 솜씨로 스크린을 누볐다.

 

 캐러비안의 해적은, 물론 그전에도 해적영화는 있었지만 새로운 해양영화의 쟝르를 성공적으로 개척했다는 면에서

조니 뎁이 연기한 잭 스패로우의 캐틱터는 환영 받을만 했지만, 그 캐릭터 그대로 서부로 가는 것은 아무리 조니 뎁이 빅스타라도

과거 서부영화를 누볐던 가라성같은 스타들과 비교하면 뭔가 부족하고 생소하다는 느낌이다.

 

 현재의 시점에서 서부영화가 한물간 쟝르이긴 하지만 간간히 틈새시장을 노리고 2~3년에 한번씩은 대형 서부영화들이

제직되곤 했다. 론 레인저가 다른 서부 영화들과 차별될 수 있는 것은 조니 뎁의 존재가 아니라 화면의 아름다움이다.

밤과 낮, 강과 사막이 교차되는 영화의 줄거리를 따라 매우 철학적이고 아름답게 촬영된 화면들은 스텍터클만 강조하던

기존 서부영화들에서는 보기 힘든 예술적 품위를 론 레인저에게 안겨 준다.

 

 안타깝게고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조니 뎁이라는 것을 말해야만 하갰다. 조니 뎁을 보러 관객들은 영화관을 찾겠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활기찬 첫 액션신이 끝나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엔 캡틴 잭 스패로우의 캐릭터가 이 영화와는 맞지 않는 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눈치챌 것이다. 영화의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모래 따위나 흩뿌리며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조니 뎁의 존재에 관객들은 

피로해 할 것이 분명하다. 조니 뎁이 연기를 잘하는 배우임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공고히 완성되어 있는 쟝르 영화 전체를 그의 매력으로 바꾸기엔 그를 이루고 있는 이미지들이 너무 자유롭고 이질적인 것을 이미 '퍼블릭 에너미'에서 우리는 경험했다.

 

  긴 러닝타임에 참고 처음과 마지막 열차 액션신의 우아하면서도 정교한 시퀀스를 볼려는 조니 뎁의 팬들에게 이 영화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