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비친세상

설국열차(Snowpiercer,2013)

센타우리인 2013. 9. 21. 18:24

 

제목: 설국열차

감독: 봉준호

배우: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에드 해리스, 틸다 스윈튼

 

 처음 송강호 주연,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라는 영화 얘기를 들었을때 봉준호 감독이 드디어 멜로영화를 하는 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설국이라는 제목은 눈과 홋카이도와 멜로가 떠오른다. 영화가 개봉이 다가오며 영화정보 프로나 인터넷을 통해 자세한 정보가 배포되며 약간 실망을 하기도 했다. 보지는 못했지만 송강호 주연의 남극일기라는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영화를 보기전부터 분위기가 비슷한 영화로 델리카트슨 사람들과 시티 오브 엠버가 떠 올랐다. 핵이든 바이러스든 식량난이든 멸망한 인류 이후의 디스토피아적인 세계를 그렸다는 점에선 매드맥스와 워터 월드도 같은 부류의 영화로 묶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멸망한 문명사회 이후를 그린 영화들은 셀 수도 없이 많지만 설국열차처럼 은유도 없이 계급사회를 노골적으로 그린 영화도 드물지 않나 싶다.

 

 지구 온난화 현상을 해결하려 성급히 내린 인위적 행위가 지구에 빙하기를 가져오고 절대 권력자 윌포드가 고안한 기차외에는 모든 것이 얼어 붙은 죽은 행성으로 변한 지구. 기차는 멈추지 않고 달려야만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 같았다.-에너지 보존의 법칙 따위는 잠시 접어 두자 - 꼬리칸에는 하층민이 살고 엔진쪽으로 갈수록 생활 수준이 높아진다. 그리고, 앞쪽칸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층민의 희생이 - 예컨대 어린 아이가 엔진칸에서 하는 일- 전제되어 진다는 암시를 영화는 희미하게 던진다. 언뜻 보면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풍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계급과 하층민에 대한 상층민의 착취가 자본주의만의 특징이 아니기에 인류가 이제껏 쌓고 무너뜨린 모든 문명의 풍자이기도 하고 조직생할을 하는 인류의 본성에 대한 고찰이라는 편이 더 맞을 것 같다.

 

 생존은 인류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들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종족의 효율적인 생존을 위해서 개체의 희생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러한 명제를 이용한 지배층들은 역사의 모든 실패한 문명에서 찾아 볼 수있다. 엔진의 설계자 윌 포드는 자신 역시 위치만 다를 뿐이지 기차안에서의 역할은 하층민의 처지와 비슷하다고 역설하지만 빙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피난처가 된 기차안 시스템을 인류의 유일한 생존공간으로 고착화하려한다는 점, 또 이미 기온이 올라가고 있는 바깥세상을 사람들에게 단절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그 역사 속의 많은 실패한 독재자 아니면 지배자들 본질적으로 다름없음을 스스로 증명한다.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은 영원히 지속되는 생명을 소망한다. 때로 종족의 영속을 위해서 개체의 희생이 효율적이라면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렇게 프로그램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 공원내 공룡의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서 암컷만을 부화시키며 통제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한 것처럼 생명은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현재의, 혹은 기존의 시스템이 인류 공동의 생존에 비효율적이라면 인류는 그 시스템을 폐기하고 새로운 실험을 시작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일 것이다.

 

 영화 설국열차는 단순이 계급간 언발런스를 풍자한 내용을 넘어서 인류 전체의 생존에 대한 문제까지 건드리며 넓은 시야를 보여주지만 기차라는 너무 직설적인 공간과 화법 탓에 고급스런 장치와 철학적인 뉘앙스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겐 다소 거부감도 들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