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비친세상

러시 : 더 라이벌(Rush, 2013)

센타우리인 2014. 1. 20. 21:10

 

 

제목: 러시 : 더 라이벌(Rush)

감독: 론 하워드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 다니엘 브륄, 알렉산드라 마리아 라라

 

 영화 포탈에서 검색해보면 의외로 레이싱을 소재로 한 영화가 적음을 알 수 있다. 그나마 '분노의 질주' 같은 액션 영화 범주에 가까운 영화들이 대부분이고 정통 레이싱을 영화화한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실베스타 스탤론 주연의 2001년 작 '드리븐'이다. F1 드라이버들의 경쟁과 F1 레이싱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러쉬'와 비슷한 점이 많은 영화다. 또 다른 정통 레이싱 영화로는 톰 크루즈 주연 토니 스콧 감독의 '폭풍의 질주' 정도가 생각난다. '러시'와 함께 위에 언급한 영화들  모두 라이벌들의 목숨을 건 경쟁을 주요 모티브로 한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스포츠 특히 레이싱에서 경쟁은 원초적으로 인간의 욕망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할 정도로 강렬하다.

 

 성인이 되고 운전을 하게 되면서 종종 이런 생각은 좀더 구체적으로 도로에서 느끼게 된다. 예를 들면 평소에 얌전한 성격의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난폭하게 변하고 추월 당하는 것을 못참아 하는 것을 가끔씩 볼 수있다. 나도 약간 그런 범주에 속한다는 말을 듣는 편이다. 인간에게 모터 스포츠가 가지는 의미는 도로 위에서 자기만의 공간 즉 영역을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개체보다 빨리 달리고 또 목적지에 도달하고 싶어하는 원초적인 본능을 스포츠를 통해 분출시킨다는 것에 다름아닌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느리게 달린다고 내차 옆을 위협하는듯 스치며 추월해가는 차량들을 보며 분출하는 아드레날린을 삭이며 참을 인자를 새기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레이싱차를 몰고 트랙을 달리는 상상을 오십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가끔씩 하게 된다.

 

 영화는 1976년 F1 시즌을 배경으로 제임스 헌트와 니키 라우다 두 레이서의 우승을 향한 경쟁을 다루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천재 레이서라고 불릴만하지만 레이싱을 하는 스타일은 서로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 더 극적 대비를 일으킨다. 제임스 헌트는 공격적이고 즉흫적이고 다혈질적이지만 인기도 많은 타입이다. 그래서, 가끔 레이싱 도중 위협적인 행동으로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반면, 니키 라우다는 명문가 출신에다 머쉰(F1 레이싱 카)에 대한 지식도 뛰어나고 철저한 준비와 냉철한 판단으로 레이싱을 지배하는 스타일이다. 대신, 제임스 헌트가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악천후로 드라이버 간 모임이  끝난 후, "가끔은 사람들이 널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될거야" 하고 니키에게 빈정거릴 정도로 메마르고 냉정한 인물이기도 하다.

 

 사실 두 인물간의 긴장구도는 라이벌을 소재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평면적인 캐릭터로 보이기는 하지만 실존인물을 다루고 있는 만큼 예상 가능한 평범한 캐릭터로 보이지는 않는다. 니키 라우다를 연기한 다니엘 브륄의 싱크로율은 다큐에서 본 실물의 외모와 말투까지도 본인이 아닌가 여겨질 정도다. 특히, 독일 그랑프리 전 시합여부를 의논하는 자리에서 먼저 발언하는 니키 라우다를 연기한 다니엘 브륄를 연기는 굉장히 힘이 있다고 느껴진다.

 

 올해(2014년) 영암 F1대회가 최소됐다고 하는데, 비록 열린다 하더라도 보러 갈 경제적 형편은 안되지만 레이싱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써 아쉽게 여겨진다. 뭐니 뭐니 해도 영화 '러시: 더 라이벌'의 미덕은 직접 서킷을 달려볼 기회가 없는 일반사람들에게 케이블에서 중계되는 F1 레이싱 카메라 화면의 지루하고 단조로움을 벗어나 마치 그라투리스모나 포르자 같은 레이싱 게임의 화려하고 박진감 있는 화면을 실사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있지 않나 생각된다. 땅이 울리는 듯한 굉음과 폭우 마저 시야를 가리는 실제 경기에서 목숨을 걸고 경쟁하는 F1 머쉰들의 칵핏(운전석)에 올라탄 듯한 느낌에 가장 근접한 영화가 '더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구나 언제나 확율 높은 웰메이드 영화의 감독, 론 하워드의 힘 있으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드라마까지 잘 녹아 있다.

 

 (이 영화를 본 이후로 포스팅을 하지 못했다. 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꼭 쓰고 싶었는데, 게을러서 올릴 시간이 없다가 최근 또 백수가 되는 바람에 이글을 비롯하여 미뤄둔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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