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에어벤더(The Last Airbender,2010)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배우: 노아 링어, 데브 파텔, 잭슨 라스본
반전 영화의 대명사 '식스센스'의 감독 M. 나이트 샤말란의 신작이 나왔다. 조카들과 영화 볼것이 없나 인터넷을 뒤적이며 전체관람가 등급을 찾다가 운좋게 얻어 걸렸다고 말하는 편이 옳겠다. 그의 영화들은 항상 이국적이고 색다르다. 새콤달콤한 맛은 없지만 여름철 땀흘린 후 먹는 콩국이나 냉국처럼 간간해서 입맛없는 점심에 오르면 자꾸 손이 가는, 그런 영화 같다. 그러나, 불행히도 조카들과 가는 영화가 다 그렇듯이 상영시간에 15분이나 늦게 입장했고 중간중간 너무 많이 졸아서 스토리의 호불호를 적을 입장은 아니다. 그래서, 비주얼적인 면만 간단히 적고자 한다.
일단 사전에 감독이 샤말란 이라는 정보가 없었다면 전혀 그의 영화란 것을 몰라볼 정도로 이전 영화들과는 달리 특수효과를 많이 쓰고 있다. 마치 블록버스터급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개인적으로 샤말란 영화의 매력은 모호함, 반전, 관객이 생각할 여유를 많이 주는 여백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영화는 훌륭한 액션과 CG처리의 장면이 많아서 그런 여백은 많이 줄은 것 같다. 샤말란은 자기만의 영화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감독으로서 그의 영화들은 안 보면 궁금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오늘은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지만 언젠가 다시 볼 날이 오겠지.
대신에 3D 영화얘기를 조금 하고자 한다.
오늘 같이 간 동생일행이 '아저씨'를 보려고 해서 할 수 없이 보고 나오는 시간을 맟추느라 라스트 에어벤더를 3D영화로 보게 되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3D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카메론의 '아바타'가 점화시킨 3D영화의 유행은 그가 또한 점화시킨 CG의 유행처럼 닮은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카메론은 '어비스(The Abyss, 1989)'에서 해저지능 생명체들이 물을 사용하여 인간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장면을 CG처리하여 헐리웃 주류영화에 처음 사용한 이후 터미네이터2(1991)에서 모핑을 사용한 CG 터미네이터 'T-1000'을 선보임으로서 오늘날과 같은 CG효과의 시대의 열었다고 할 수있다. 당시에 쇼킹했던 장면들은 지금봐도 세련되고 명장면이랄 수 있다.
그런 카메론 감독은 작년에 아바타를 공개하며 3D 입체영화의 미래를 공언함으로써 다시 한번 촬영기법의 변혁을 주도하고 나섰는데, 그 입체영화란 것이 아직은 설익고 미완의 것이라 여간 보기에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우선 현재의 3D 입체영화들은 사람 눈의 각도만큼 벌어진 2대의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1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후 후반작업에서 편차를 주어 입체효과를 나게끔 하고있다. 이것은 인간의 감각과 뇌를 속이는 것으로 감상시 편광안경을 써야하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다. 기억하기로 이미 70년대에 지금과 같은 시스템의 입체영화가 있었지만 결국 안경을 써야하는 불편함때문에 도태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의 영화보다 지금의 입체영화가 얼만큼 기술적으
로 진보했고 화질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현재의 입체영화도 2시간 동안 안경을 써야 하는 불편함과 편광안경의 색깔탓에 어둡고 칙칙한 화면을 참으며 입체감을 느끼기엔 뭔가 부족해 보인다. 최근 3D 붐을 타고 TV생산업체들도 3D TV의 출시를 앞 다투어 광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정용 TV의 화질이 극장 스크린에 미치지 못한 점을 감안할때 그 3D TV란 것도 지금 우리가 보는 3D 영화의 화질에 못 미칠 가능성이 많은데, 그런 것을 수백만원에 구입한다는 것은 3D 영화의 관람료와 마찬가지로 너무 높은 가격지불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좀더 원론적인 얘기를 해보자..3D 영화는 과연 일반 영화보다 모든 면에서 나은가?
3D 영화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영화보다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고 일부분, 즉 관객들에게 입체감을 주는 데만 그칠 경우 그 입체영상이라는 것이 아무리 자연스럽고 완벽하다 하더라도 영화시장의 주류로 올라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TV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이제 영화산업은 사양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들 했다. 내 집 거실에 활동사진이 나오는 기계가 있는데 누가 돈을 추가로 지불하고 먼길을 달려와 영화를 보겠는가? 그러나 2010년 현재 영화는 여전히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고 그 자리는 점점 더 확고해지는 듯 하다. TV의 동시적(real-time)이고 저렴하면서 편리한 제작 시스템이 갖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미디어으로서의 장점을 이기기 위해 지난 수십년간 헐리웃을 중심으로 영화 산업은 각고의 노력을 했다. 스타워즈로 대표되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탄생, 스타 시스템, 보다 큰 화면, 무엇보다 많은 자본과 인력을 확보하고 촬영기법을 꾸준히 개발시켜 왔고 TV의 동시적 시스템이 가지지 못하는 긴 제작기간을 내세워 양질의 컨텐츠를 생산해 내었다. 유통면에서도 멜티플렉스 영화관의 보편화를 지원하여 보다 많은 스크린에서 짧게 유통시키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러한 환경들이 TV에게 패배하지 않고 살아남은 영화의 저력이다.
3D 영화의 경우는 위에 예를 든 TV와 영화이 싸움과는 달리 같은 영화산업 안에서 시스템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 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서 약간 틀리기는 하지만 기존영화의 화사한 화질과 2D 영화에 알맞게 발전된 촬영기법과는 차별화된 3D에서만 볼 수 있는 화면을 제작할 수있는 촬영기술을 개발하지 못 한다면 그 곤혹스런 색안경을 쓰고서도 삼사천원을 더 내야하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같은 관객에게 외면당할 가능성이 더 높다.
영화 화면의 입체감이란 꼭 주인공의 머리가 가까이 보이고 자막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가 영화 화면에서 얻는 아름다움은 배우의 모습과 움직임이나 배경의 아름다움뿐만이 다가 아니다. 미장센이 주는 아름다움, 하다못해 바람에 잡풀들이 흔들리는 장면에서도 미적 감동을 받게 된다. 과연 3D 입체 화면이 이러한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물론 3D로 본다면 더욱 감동적인 영화도 있게 마련이다. '2012' 라든가 '스파이더 맨' 같은 영화들을 3D로 본다면 더욱 실감이 날것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본다면, 영화에 홀로그램과 같은 진정한 3D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한 일반 극영화들은 기존의 2D화면으로 블록버스트 같은 대형 영화들은 3D로 양분되어 진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TV와 스크린 양쪽에서 진행중인 3D의 진화..그 와중에 기존 필름영화의 심도있고 화사한 색감이 잊혀 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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