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웨이 백(The Way Back, 2010)
감독: 피터 위어
배우: 에드 해리스, 짐 스터게스, 콜린 파렐
원래는 킹스 스피치를 볼 생각으로 극장을 찾았었다. 요 몇주간 극장에 가고 싶어 안달나게 하는 영화는 드물었다. 개봉 예정작을 봐도 다음주에 개봉되는 '수상한 고객들'이 조금 눈에 띄고, 다음달에 개봉되는 캐리비안 해적 시리즈의 신작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킹스 스피치'를 볼 마음으로 시간표 앞을 어슬렁 거리다 '웨이 백' 팜플렛의 감독이 '피터 위어'임을 확인한 순간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다. 영화를 고르는 기준에서 감독에 대한 신뢰는 스타급 배우들 만큼이나 영향적이다. 피터 위어는 내가 영화보기의 취미를 가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죽은 시인의 사회'의 감독이다. 그 외에 '위트니스' 같은 그의 초기작들은 영화에 입문하는 내게 영화의 아름다운 매력을 알게 해준 수작들이었다. 그래서 '킹스 스피치' 만큼이나 지루할것 같은 웨이백을 보고 말았다.
흔히 하는 말로 가장 혹독한 조건의 감옥을 얘기할때 으례 거론되는 바로 그 곳, 시베리아 감옥이 이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다. 영화에서 이곳에 수감된 인물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영화는 탈옥을 감행한 사람들의 인간적인 용기에도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 각자의 억울한 사연과 억압된 환경을 벗어나 자유를 얻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런 인간의 본능에 충실하려 했던 사람이 아닌가 한다. 억울한 정치범이었건 인간이기를 포기한 흉학범이었건 간에, 그런 개인적인 사정은 둘째 문제다. 그들은 자유롭고 싶었고 그렇게 행동했다. 그들은 시베리아에서 인도까지 가기로 한다. 탈옥을 하여 그 먼거리를 도보로 간다는 것은 시베리아의 혹독한 추위와 노동, 간수들의 학대에서 살아 남는 것이 더 생존할 확률이 높을 수도 있을 만큼 목숨을 걸아야 하는 일이엇고 불가능한 일이었다.
영화는 사실 지루하다. 탈출을 한 뒤로 긴장감있는 추격신이 있는 것도아니고, 인물들 간의 드라마탁한 갈등이 있는 것도 아니다. 밋밋할 정도로 무심하게 인물들의 생존을 위한 노력을 비추는 것은 다큐가 아니라 극영화에서는 지루하다. 그 만큼 탈출여정에 놓여있는 환경들이 가혹하다 보니, 다른 요소보다 생존 자체에 집중해도 이야기를 끌어 갈 수 있다고 피터 위어는 생각하는 것 같았다. 시베리아의 추위로 부터 벗어나면 고비사막의 더위와 갈증이 그들을 맞이한다. 사막에서 살아 남은 사람은 히말라야를 넘어야 인도로 갈 수있다. 인간이 견디기 힘든 고통스런 여로와 중간에 항상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갈증과 배고픔에 대한 보는 이의 간접 체험이 이 영화의 주제라면 주제일 것이다.
영화를 보며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항상 부족한 채로 지내고, 더 노력한다고 해도 나아질 것 없는 암담한 인생이라고 나 스스로를 생각하지만, 최소한 영화 속 인물들처럼 배고픔이나 갈증으로 생사를 고민한 적은 없으니 행복하다고 생각을 해야 하나...그런 생각이 들었다. 감독도, '실제로 이런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용기와 인내력과 의지가 감탄하라..'는 의도로 영화를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저런 시험에 들지 않았으니 다행으로 여기고 현재의 모자란 생활도 기꺼이 감사하며 살아라..이런 것이 감독의 메세지가 아니었을까 생각 해본다.
영화 주제와는 상관이 없겠지만 여기서도 어김없이 인도는 구원의 땅으로 설정되어 있다. 파시즘과 커미니즘의 검은 손길에서 주인공들을 해방시켜줄 자유의 땅. 영화에서 인도의 이미지는 영적이고, 풍요하며 자유스럽고, 구원의 땅이다. 콜롬부스가 인도를 찾아 나선 그때 부터, 동인도 회사까지 서양의 인도 짝사랑은 변함이 없다.
'영화에비친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소스 코드(Source Code, 2011) (0) | 2011.05.19 |
|---|---|
| 분노의 질주 : 언리미티드(Fast Five, 2011) (0) | 2011.04.24 |
| 달빛 길어올리기(2010) (0) | 2011.03.21 |
| 컨트롤러 (The Adjustment Bureau, 2011) (0) | 2011.03.18 |
| 라스트 갓파더(The Last Godfather, 2010) (0) | 2011.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