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비친세상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2014)

센타우리인 2015. 2. 28. 10:24

 

감독: 김석윤
배우: 김명민, 오달수, 이연희, 조관우 

 오랜만에 보는 한국영화이다. 또, 극장에서 영화본지가 꽤 오래되기도 했다.
이번 설연휴는 꽤 긴 편이었는데 영화는 사실 볼만한 것이 없었다. '킹스 맨: 시크릿 에이전트'를 보고 싶었지만 조카들이 아직 미성년자여서 선택 목록에서 일치감치 제외 되었다. 국제시장은 동생이 이미 봤다고 하여 제외, '주피터 어센딩'을 볼려니 맞는 상영 극장과 시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래저래 남은 것은 조선명탐정 뿐이었다.

 사실 조선명탐정은 피하고 싶었던 것이 속마음이었다. 왜냐면, 1편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보다보다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코미디 영화라면 웃기는 캐릭터에서 오는 재미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김명민을 떠올리면 아무래도 진지한 연기가 먼저 떠오른다. 아무리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 하더라도 그 배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기 마련이다. 김명민이 명배우이긴 하지만 그의 코믹연기가 보는 관객들의 선입관까지는 바꾸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코미디가 캐릭터든 상황이든 반복에서 오는 재미가 있다면 오히려 김명민의 코믹연기는 이번 편보다는 다음 편에서 훨씬 공감을 얻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김명민의 연기는 웃기다. 비록 코미디 프로를 보며 웃는 그런 배꼽잡는 웃음의 강도는 아닐지라도 피식피식 실소에 가까운 웃음의 강도도 영화가 진행될 수록 커진다.

 영화의 완성도만을 놓고 본다면 그리 높은 점수를 받을 일이 없는 것이 분명하지만, 이 영화의 구석구석엔 재미있는 요소들이 상당히 있다. 우선 역사물의 배경을 하고 있으면서도 탐정물의 쟝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이질적이면서도, 거의 하위 쟝르 쯤으로 쳐줘야 되는 퓨전사극의 범주에도 넣을 수도 있을 것 같은, 시간과 공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이 일단 사극의 딱딱함을 덜어내어준다. 그리고, TV예능 프로 추격전에서나 많이 보였던, 카메라를 사람 몸에 부착하여 찍은 몇몇 장면들은 재미도 있거니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것 같은 영화의 의도와도 맞는 것 같아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또하나는 이연희와 조관우의 등장이다. 난 최근엔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에 나오지 않는 20, 30대 탤런트들은 잘 모르는 편이다. 이연희도 예능프로에서 몇번 봤을 뿐 드라마를 통해 연기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구식 얘기를 좀 하자면, TV에서 영화배우들을 보기 힘든 시절이 있었다. 인터넷은 물론 컴퓨터도 아직 걸음마 단계를 시작하던 시절 극장에서 탐 크루즈라든가 소피 마르소 같은 유명배우들이 나오면 객석에선 탄성과 비명이 흘러 나왔다.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은 극장에서 영화를 봐도 그런 탄성을 들은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요즘 배우들이 지난 세대 배우들 보다 스타성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아마도 다양한 미디어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대중들이 그만큼 스타들을 접한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게이샤복장을 한 이연희의 등장은 예전 같으면 관객들의 탄성과 비명을 받기에 충분한 그런 아우라를 첫 등장부터 뽐 내었다. 그리고, 조관우도 가수로서의 이미지와는 다른 역할을 연기하며 의외의 재미를 주었다.

 조선명탐정 1편 각시투구꽃의 비밀이 나름 흥행은 되었는지 모르지만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장면이 없어서인지 이 영화의 속편이 나올 줄은 몰랐다. 근데, 2편을 보고 나니 매콤달콤한 맛은 없지만 심심하면서도 자꾸 손이 가는 음식처럼, 3편이 나오면 보러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