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이클 베이
배우: 마크 윌버그, 니콜라 펠츠, 잭 레이너
대체로 시리즈 영화들은 4편 쯤 오면 이야기의 밀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더구나 트랜스포머처럼 이야기보다는 비주얼로 승부하는 영화들은 더더욱 그렇다. 또, 극장용 영화가 4편정도 만들어지다 보면 시간도 많이 흐른 상태가 되어 배우들의 모습도 변하고 감독의 연출관이 변화하기도 한다. 사실 난 트랜포머 4편이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트랜스포머를 보는 이유는 화려한 로봇과 그들의 변신, 또 그들간의 액션을 보는 것이 목적이다. 사실 그들이 외계인이든, 인간이 만들었든 큰 상관은 없지 않는가? 오토봇이 외계인이라는 것은 그저 로봇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트랜스포머는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때 마다 화면의 질은 조금씩 발전 했지만 안타깝게도 이야기의 흥미는 비주얼만큼 따라주질 못했다. 흥미로운 이야기는 관객에게 런닝타임 내내 집중도를 잃지 않도록 할 수 있지만 화려한 비주얼로는 관객의 시각을 런닝타임 내내 잡아 두지 못한다. 더구나 이번 4편은 3시간에서 단 16분이 모자라는 살인적인 러닝타임을 자랑한다.
이야기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난 트랜스포머를 극장에서 보기를 권한다. 마이클 베이 특유의 콘트라스트 강한색감이, 옵티머스를 데려온 마크 윌버그가 지내는 미국 농촌의 풍경들과 만나 그야말로 그림같은 화면을 만들어 낸다. 한컷 한컷 공을 들인 마이클 베이의 한 순간도 흐트러지지 않는 비주얼 내공을 시야각 가득 채우는 극장화면에서 보는 것과 가정용 TV보는 것은 너무 큰 차이가 날 것 같기 때문이다.
여러번 언급했지만,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로봇들은 너무 가볍게 보인다. 그렇게 보이는 제일 큰 요인은 사운드의 가벼움에 있다. 덩치로 봐서는 수백톤은 족히 나갈 것 같은 로봇들이 서로 부딪치면 알루미늄 캔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난다. 물론 움직임이 너무 날렵해 보이는 것도 물리법칙에 안 맞는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선 사운드는 많이 개선되었다. 그래도 뭔가 육중한 쇠덩어리들이 싸우는 느낌을 내기엔 한참 부족하다.
트랜스 포머 시리즈는 회를 거듭될수록 타킷 연령층이 낮아진다. 1편은 나름 어른들이 보기에도 꽤 괜찮은 영화였다. 중동의 분쟁지역을 배경으로 한 미군들의 첨단무기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러나,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오글거리는 대사들이 심화되더니, 급기야 이번 4편 마지막 장면에서 옵티머스가 얘기하는 훈계조의 연설을 들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오글거리는 수준을 넘어서 관객이 좌석 밑으로 숨고 싶은 충동을 일게 하는 대사들 이었다.
필리모그라피를 보면 하나같이 기록적인 액션대작들인 마이클 베이가 비주얼에만 치중한 블록버스터 감독이 아닌 진정한 거장으로 시간을 초월하는 영화를 만들어낼 것이란 기대는 이번 트랜스포머 4편으로 조금 더 멀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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