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앤트맨(Ant-Man)
감독: 페이튼 리드
배우: 폴 러드, 마이클 더글라스, 에반젤린 릴리
명절엔 느긋하게, 오랜만에 보는 가족들과 영화 한편 보는게 사는 재미다. 올 추석도 다름이 없었다. 근데 여느 명절때처럼 가족끼리 가볍게 볼만한 영화가 많지 않다는게 문제였다. '사도'는 가볍게 보기는 너무 무거울 것 같았다. 베테랑도 마찬가지 같고. 그래서 결국 개봉한지 거의 한달이 다 되는, 지방에선 스크린수도 거의 없는 앤트맨을 보기로 했다.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마블 영화 중 하나라니, 또? 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스파이더 맨도 아니고, 앤트 맨? 개미의 능력을 가진 캐릭터가 수퍼맨 같이, 내 뇌리 속 전통적인 영웅들과 같은 '맨'이란 이름을 가져도 되는 것인지 의문도 들었다.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 난 느낌은 좀 달랐다. 우선 주인공 캐릭터부터 다른 '맨'들과는 좀 틀렸다. 주인공 '스콧'에게는 딸이 있지만 이혼한 전처가 양육하고 있으며, 재혼한 전처의 남편 직업은 경찰이어서 그와는 상극이다. 왜 상극이나면 스콧의 직업은 어쨌든 도둑이기 때문이다. 멀쩡한 '맨'들과는 다른 스펙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나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앤트맨의 주인공은 다른 맨들보다는 낙천적이고 유머러스 하다는 장점도 있긴 하다. 사실은 주인공 캐릭터가 재밌다기 보다는 영화 자체의 색깔이라고 보는 편이 맞겠다.
영화 앤트맨은 대단히 스피드 있다. 마치 수다쟁이가 여기저기 왔다갔다, 본론과 곁가지를 구분하지 않고 속사포 랩초럼 이야기를 정신없이 쏟어내는 것만 같다. 정신없이 전달되는 이야기와 정보들은 스콧의 사촌이 한탕거리를 그에게 설명하는 장면같은 순간에 더 빨라진다. 또한, 주인공이 앤트맨으로 변하는 순간에 영화는 다시 빨라진다. 마치 다른 히어로 무비와의 차별화가 스피드에 있다고 생각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주인공과 앤트맨의 스펙이 다른 맨들에 비해 작다는 관객들이 선입견이 영화가 시작하고 그대로 굳어지는 순간을 주지 않으려는 것 처럼 이야기의 속도, 액션의 속도, 화면의 전환까지 빠르다. 편집의 속도는 이야기구조와 상호작용하며 영화의 밀도가 꽉찬 느낌을 준다. 특히, 주인공이 수트의 작아지는 버튼을 누르는 순간 이후는 모든것이 변하게 된다. 카메라의 위치는 극단적인 로우 앵글과 광각으로 변하여 일상의 한 부분이던 생활 속 기물들이 주인공이 작아진 만큼 거대한 크기로 변하여 그 크기만큼 위협적이 되기도 한다.
영화가 빠르지만 관객들에게 직구만 던지는 것은 아니다. 영화 후반부 딸을 납치한 적과의 한판 액션이 벌어지는 공간은 딸의 놀이방이다. 작아진 크기로 다른 액션영화와 비교해서도 빠지지 않을 만큼 무시무시한 액션이 벌어지는 가운데, 어느 순간 카메라의 앵글이 일상시점으로 돌아와 그들의 무시무시한 액션을 바라보면 장난감 기차가 선로에서 이탈하거나 테이블에서 떨어지는 정도의 아주 작은 사건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주는 장면에선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사실은 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극장이 떠나가게 웃었으며 나 자신도 최근에 영화보며 가장 크게 웃은 순간이었다.) 영화의 빠른 템포가 직구라면 이런 장난스런 앵글은 체인지 업에 가까워 관객들은 어이없는 헛스위을 하고 삼진 당하고 만다.
영화 앤트맨은 마블의 무차별적 영웅무비에 관객들이 다소 식상해 있다는 악조건과 전통적인 히어로들과 비교해서는 조금 떨어지는 스펙을 훌륭히 극복하고 전체적으로 빠른 템포와 유머러스한 상황들 그리고, 스피드 있는 액션등으로 기존 액션 무비와는 다른, 무겁지 않으면서 짜임새 있고 유쾌한, 새로운 타입의 액션영화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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